홍명보호, 호주 패배로 사상 첫 포트2 진입 눈앞…가나전 무조건 잡아야

한국 축구가 월드컵 사상 최초로 조 추첨에서 포트2에 배정될 기회를 맞이했다. 10월 FIFA 랭킹에서 한국은 1593.92점으로 22위다. 바로 뒤를 23위 에콰도르(1589.72점), 24위 오스트리아(1586.98점), 25위 호주(1584.02점)가 쫓고 있다. 월드컵 조 추첨은 개최국 캐나다(28위)·미국(16위)·멕시코(14위)를 제외한 나머지 48개국을 FIFA 랭킹 순으로 포트 배정한다. 1포트에 개최국 3개국 외 상위 9개국, 2포트에 그 다음 12개국이 들어간다. 한국은 현재 순위를 지키면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2포트에서 조 추첨을 받는다. 한국은 지난 14일 볼리비아를 2-0으로 꺾었다. 반면 잠재적 경쟁팀 호주가 15일 베네수엘라에 0-1로 져 랭킹 포인트 획득 기회를 날렸다. 앞서 14일 경기한 에콰도르는 캐나다와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볼리비아를 이기며 약 2.7점을 추가해 격차를 더 벌렸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있다. 오스트리아가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예선 경기는 친선 경기보다 FIFA 랭킹 포인트 배정이 훨씬 커 승리할 경우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 홍명보 감독이 포트2 진입을 강조하는 건 상위 포트 강팀들을 피하기 위해서다. 포트3에 배정되면 조 추첨에서 포트1과 포트2 팀을 모두 만나게 돼 16강 진출이 훨씬 어려워진다. 한국은 지난달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 참패를 당하며 월드컵 우승 후보급 팀들과의 기량 차이를 확인했다. 문제는 가나전이다. 가나는 FIFA 랭킹 73위로 볼리비아(76위)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은 이들을 상대로 승리해도 3점 안팎의 랭킹 포인트만 얻지만, 비기면 2점대 포인트가 깎이고 지면 7점대가 날아간다. 무승부조차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 감독이 이번 평가전 2연전을 앞두고 태도를 확 바꾼 배경이다. 지난달만 해도 평가전의 목적을 단점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내용을 우선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라며 포트2에 들어가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볼리비아전 후에도 지금은 승리를 가져오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거듭 언급했다. 홍 감독은 브라질전 후 월드컵 최종 예선 10경기를 포백으로 했다며 동아시안컵 당시 3경기를 스리백으로 뛴 것은 플랜B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포백이 플랜A이고 스리백은 플랜B라는 뜻이다. 실제로 볼리비아전에서는 4-2-3-1 포백 시스템을 꺼내 들었다. 9월 이후 미국·멕시코·브라질·파라과이전에서 스리백을 주로 가동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볼리비아 상대로 2-0 승리는 거뒀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후반 12분에야 손흥민의 프리킥 선제골로 균형을 깨뜨린 뒤, 후반 43분 조규성의 추가 골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FIFA 랭킹 54계단 아래 팀 상대로는 아쉬운 내용이었다. 강한 전방 압박에 취약한 빌드업, 패턴 플레이 부족, 손흥민, 이강인 등 특정 선수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