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결국 KOVO컵 중도하차…잔여 2경기 부전패 처리(종합)

현대캐피탈 구단 관계자는 15일 "내부 논의 결과 더 이상 KOVO컵 대회를 치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오전 한국배구연맹(KOVO)에 양해를 구하고 대회 중도하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국가대표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선수들이 대회에 뛰지 못하게 되면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가 8명뿐"이라면서 "심지어 아포짓 스파이커와 리베로는 없다. 이대로 대회를 강행한다면 부상 우려가 있다"고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올 시즌 KOVO컵은 남은 6팀이 경쟁하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오후 7시에 예정된 삼성화재와 두 번째 경기부터 부전패로 처리된다.
KOVO는 "현대캐피탈의 잔여 경기는 국제배구연맹(FIVB) 경기 규정 '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시간에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부전패를 선고한다'는 조항에 따라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KOVO는 "현대캐피탈 대진이 포함된 대회 A조의 잔여 두 경기(15일 2경기, 17일 1경기)는 진행되지 않는다. 나머지 남자부 경기는 앞서 공지한 날짜와 시간에 무료 관람으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번 촌극은 KOVO의 안이한 대처와 운영이 부른 참사다. 사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FIVB는 지난 12일 개막한 2025 세계남자배구선수권이 끝나는 28일 이후 3주 이상 휴식기를 갖고 각국 리그를 시작하라고 공지했다. 이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KOVO도 2025-26시즌 V리그 남자부 공식 개막전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의 경기를 내년 3월 19일로 연기했다.
그런데 KOVO컵은 강행했다. 일부 구단들이 KOVO컵도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배구연맹에 문의했으나 "KOVO컵은 이벤트 대회"라는 말로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FIVB가 KOVO컵을 정식대회로 해석, 대회 취소를 요구했다.
KOVO는 14일 새벽 대회를 취소했다 약 9시간 뒤 FIVB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아 대회 취소를 뒤집는 등 아마추어 행정을 반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가 시작됐으나 FIVB가 내건 조건에 따라 외국인 선수와 세계선수권 예비 명단에 올랐던 11명은 KOVO컵에 나설 수 없게돼 파행은 불가피했다.
신무철 KOVO 사무총장이 직접 세계선수권대회가 진행 중인 필리핀으로 향해 FIVB 집행부를 만나 대화를 시도했지만 FIVB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1경기만 치르고 대회를 포기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력을 점검하고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선수단과 구단 모두 허탈하고 아쉬워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