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축구 키우겠다더니”…천정부지 월드컵 티켓값, FIFA의 자충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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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티켓 가격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스포츠 시장의 ‘고가 티켓 문화’를 그대로 이식한 FIFA의 가격 전략이, 정작 미국 내 축구 저변 확대라는 월드컵의 명분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FIFA는 이번 대회를 “5주 동안 매일 세 번 열리는 슈퍼볼”에 비유해 왔다. 실제 티켓 가격도 슈퍼볼에 준한다. 개최국(미국·캐나다·멕시코)이 포함된 개막전 1등급 티켓 평균가는 1825달러로, 카타르(2022년·618달러)나 러시아(2018년·550달러) 때보다 세 배 가까이 비싸다. FIFA는 이를 “현지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책임 회피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타르-스위스전 평균 323달러, 네덜란드-일본전 400달러 이상, 스코틀랜드-브라질전 488달러 등 조별리그 경기부터 가격이 과도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FIFA는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서도 구매자·판매자 모두에게 15% 수수료를 부과한다.
문제는 미국 사회가 이 가격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10명 중 3명은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했고, 절반가량은 생활비 충당을 위해 저축을 사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은 많은 미국인에게 ‘선택지’조차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일부 미국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는 가격 상승을 ‘인기와 성공의 증거’로 받아들이는 기묘한 문화가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FIFA 평화상 수락 연설에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을 향해 “티켓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이는 FIFA가 미국 시장을 ‘현금인출기(ATM)’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더욱 강화했다.
지난여름 클럽월드컵에서 드러난 빈 좌석은 경고 신호였다. 인터 마이애미-알아흘리 경기 티켓을 349달러부터 책정하며 접근성을 스스로 차단한 결과였다. 만약 FIFA가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적 스타들을 직접 볼 기회를 제공했다면, 새로운 팬층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대회를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포용적인 월드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포용’은 고가 티켓 앞에서 공허해진다. 조별리그 한 경기 관람에 200~600달러를 지불할 수 없는 팬들에게 이번 월드컵은 이미 배제의 상징이 되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FIFA는 도박을 하고 있다. 이 전략이 단기 수익으로는 성공할지 몰라도, 미국 축구의 장기적 성장이라는 목표에는 치명적인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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