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출루' 오타니 '끝내기 홈런' 프리먼도 아니다→WS 3차전 영웅은 4⅓이닝 던진 무명 투수…"이런 꿈은 상상 못 했어"

'무명' 오른손 투수 윌 클라인이 LA 다저스를 구했다.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18회 승부 끝에 6-5로 승리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프레디 프리먼이 수훈갑으로 뽑혔다. 오타니는 9타석 4타수 4안타 2홈런 5볼넷(4고의사구) 3득점 3타점을 기록했다. 월드시리즈 1경기 8출루와 고의사구 4개는 모두 역사상 처음이다. 또한 1906년 월드시리즈 5차전 프랭크 이즈벨(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1경기 4장타 경기를 완성했다. 프리먼은 말할 것도 없다. 연장 18회말 브렌든 리틀과 9구 승부 끝에 끝내기 홈런을 쳤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끝내기 홈런은 처음이다. 프리먼은 9타석 7타수 2안타 1홈런 2볼넷 1득점 2타점을 적어냈다. 하지만 진정한 히어로는 클라인이다. 클라인은 연장 15회에 등판해 18회까지 4이닝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다저스는 투수 10명을 소모했고, 클라인은 다저스 엔트리의 마지막 투수였다. 클라인이 4이닝을 버텨주지 못했다면 다저스는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어야 했다. '스타 군단' 다저스와 어울리지 않는 무명 선수다. 2020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135순위로 캔자스시티 로열스 유니폼을 입었다. 2024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캔자스시티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현 애슬레틱스)를 거쳐 다저스로 이적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22경기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16이다. 통산 소화 이닝은 22⅔이닝에 불과하다. 월드시리즈 엔트리 합류도 극적이다. 다저스는 당초 클라인을 엔트리에 포함시킬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잇단 부상이 터졌다. 무엇보다 월드시리즈 개막 전날 알렉스 베시아가 가족 문제로 갑작스럽게 로스터에서 빠졌다. 클라인은 베시아를 대신해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했다. 혼신의 투구였다. 클라인은 이날 총 72구를 뿌렸다. 정규 시즌 1경기 최다 이닝과 최다 투구 수는 올해 7월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기록한 2이닝 무실점 36구다. 가장 큰 무대에서 '인생투'를 펼친 것. 연장 18회는 힘이 빠진 기색이 역력했다. 클라인은 1사 이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지만, 달튼 바쇼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타일러 하이네만 타석에서 폭투까지 나와 2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풀카운트 승부 끝에 하이네만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 냈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는 순간 클라인은 포효했다. 곧바로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이 나오며 클라인은 승리투수의 영광을 안았다. 경기 종료 후 'MLB.com'에 따르면 클라인은 "점점 힘이 빠지는 게 느껴졌다. 다리가 말을 안 듣고, 팔이 무거워지는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 생각했다. 나 말고 누가 날 구해줄 수 있겠나?"라고 소감을 전했다. 무려 4이닝을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