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나이에 첫 FA→3+1년 20억 쾌거…"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노력한 결과" 베테랑 우완의 묵직한 한마디

베테랑 우완 김태훈(삼성 라이온즈)이 생애 첫 FA 계약을 체결했다.
남부민초-대신중-부경고를 졸업한 김태훈은 2012 신인 드래프트 9라운드 79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다. 2014년 1군에 데뷔했고 팀의 마당쇠로 활약했다.
개명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20년 이름을 김동준에서 김태훈으로 바꿨다. 그해 생애 53경기 7승 무패 10홀드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 생애 첫 두 자릿수 홀드를 적어냈다. 이후 매해 10홀드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로 도약했다.
삼성의 '믿을맨'이 됐다. 2023년 트레이드를 통해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평균자책점은 7.11로 아쉬웠지만 11홀드로 힘을 보탰다. 이듬해 23홀드로 커리어 하이를 썼다.
올해 전천후 구원투수로 뛰었다. 무려 73경기를 뛰며 2승 6패 19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개인 커리어 최다 등판이자 삼성 불펜 투수 중 1위다. 베테랑 투수들이 돌아가며 흔들린 가운데 김태훈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중심을 잡았다.
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었고, 삼성과 18일 계약 기간 3+1년, 계약금 6억원,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0.5억원 등 최대총액 2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어 "감독님, 코치님, 동료 선수들 도움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든든하게 도와준 야수에게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가장 계약을 반길 동료를 묻자 "모든 투수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계속해 왔던 최원태가 제일 좋아할 것 같다. 일단 너무 어렸을 때부터 같이 해왔고 힘든 시기를 다 겪었기 때문에 제일 좋아할 것 같다"며 웃었다.
권혁에 이어 리그 두 번째로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작성했다. 2026년도 10홀드를 넘긴다면 KBO리그의 역사를 쓴다. 김태훈은 "(기록은) 의식은 하지 않는다" 라면서도 "올해 6년 연속할 때도 아홉 개 째 딱 생각이 나더라. 아마도 7시즌 연속 신기록이긴 하지만 또 아홉 개 째가 되면 신경 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FA 첫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김태훈은 "일단 개인적으론 아프지 않고 풀 시즌 소화하는 게 목표다. 팀 우승이 제일 큰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팬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어느 구장에 가든 항상 만석을 채워주시니까 거기에 너무 감사하다. 너무 힘이 난다. 꼭 우승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