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홈런왕’ 무라카미, 화이트삭스와 2년 3400만달러 계약

일본프로야구(NPB)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25)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3400만달러(504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트삭스 구단은 21일(한국시각) 공식 발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무라카미는 지난 11월7일 포스팅을 신청해 45일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들과 협상했고, 마감일 하루 전에 계약을 마쳤다.
무라카미는 NPB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 소속으로 뛰며 통산 892경기에서 246홈런을 때려냈다. 특히 2022시즌에는 56홈런으로 일본인 선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그해 무라카미는 56홈런을 비롯해 타율 0.318, 134타점으로 리그 타격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일본 국가대표 4번 타자로도 활약하면서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미국과 결승전에서 홈런을 때려내는 등 일본 우승에 디딤돌을 놨다. 올해는 부상 때문에 56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복귀 후 22홈런을 때려냈다.
무라카미가 처음 포스팅을 했을 때 젊은 좌타 거포라는 점에서 1억달러 이상의 장기 계약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꽤 있었다. 엠엘비(MLB)닷컴은 “무라카미는 슈퍼스타 좌타자로서의 높은 잠재력 때문에 올겨울 자유계약 시장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 ​​중 한 명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선수이기도 했다”면서 “무라카미의 삼진 개수와 헛스윙 비율이 2022년 엄청난 활약 이후 급증한 반면, 볼넷 비율과 출루율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무라카미는 메이저리그에서 더 자주 접하게 될 빠른 패스트볼과 변화구에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고도 했다.
엠엘비닷컴에 따르면, 무라카미의 올해 헛스윙률은 36.7%, 삼진율은 28.6%였다. 맹활약했던 2022년(헛스윙률 31.7%, 삼진율 20.9%)과 비교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투구 컨택률 또한 72.6%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평균 스트라이크존 컨택률은 82.5%다. 무라카미는 올해 우투수가 던진 변화구의 절반, 좌투수가 던진 변화구의 3분의 2가량에 헛스윙을 기록했다. 수비도 불안한 편이다. NPB에서는 3루수, 1루수로 뛰었으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명타자로 뛸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사실이 무라카미의 계약액을 깎아내렸다. 25살의 나이에도 장기 계약을 끌어내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팀 리빌딩 과정 중에 최근 3년간 100패 이상을 기록했다. 무라카미의 합류는 팀이 젊은 핵심 자원들과 함께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