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김하성 영입해달라고 애원” 박찬호·최지만 이어 한국인 3호? 유격수 고민 해결하고 17년만의 WS 우승까지

원조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는 최근 LA 다저스의 기세에 밀려 계속 자존심을 구긴다. 2024년 월드시리즈 맞대결 패퇴에 이어, 올해는 디비전시리즈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돌풍의 희생양이 됐다. 그렇게 2009년 이후 16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MLB.com은 9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의 오프시즌 로스터를 LA 다저스에 이어 2위로 평가했다. 여전히 객관적 전력이 막강하다는 의미. 그러나 보강해야 할 파트로 중견수, 유격수, 불펜을 꼽았다. 이 대목에서 앤서니 볼피가 눈에 들어온다.
볼피는 올해 풀타임 3년차였다. 153경기서 타율 0.212 19홈런 72타점 OPS 0.663을 기록했다. 애버리지와 OPS가 좋지 않지만, 유격수가 20홈런 가깝게 치고, 70타점을 넘긴 건 나쁘지 않았다. 2023년엔 21홈런을 쳤다.
문제는 수비다. 팬그래프에 따르면 볼피의 올해 DRS는 7, OAA는 07, ERV는 -5다. 일시적일 수 있지만, 충격적인 추락이다. 2023~2024년엔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는데, 올해 유독 수비가 잘 안 됐다. 알고 보면 2023년 골드글러버다.
더구나 볼피는 10월 중순 왼 어깨 수술을 받았다. 공을 던지는 오른쪽이 아니긴 하지만, 2026시즌 개막전에 맞춰 복귀하지 못할 전망이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당시 MLB.com 등을 통해 내년 4~5월 복귀를 내다봤다. 2월 중순부터 타격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고민 때문에 양키스가 유격수를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양키스가 유격수를 보강한다면 수비력보다 공격력이 좋은 ‘1티어’ 보 비셋(27)이 아닌 수비력이 안정적인 김하성(30)을 노리는 게 현실적이다. 유격수 업그레이드 목적 자체가 수비력이기 때문이다.
팬사이디드의 양키스 고 야드는 9일 “양키스의 뎁스 차트는 사실상 김하성을 영입해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김하성은 뛰어난 수비력과 타율 0.253, 유격수로 43경기를 뛰었다. 2026년 연봉 1600만달러를 포기했다. 다년계약을 체결하기에 충분한 선수”라고 했다.
양키스 고 야드는 양키스가 김하성을 이번 FA 시장에서 영입하면, 김하성과 멀티맨 호세 카바예로를 다양하게 쓸 수 있다고 했다. 볼피의 복귀 전까지 김하성에게 유격수를 맡길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김하성은 양키스의 로스터에 확실히 잘 맞는다”라고 했다.
양키스는 코디 벨린저가 FA가 됐다는 변수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슈퍼스타 애런 저지가 이끄는 타선의 힘이 좋다. 김하성이 부담 없이 수비에 집중할 수 있는 팀이다. 양키스 고 야드는 김하성의 예상 계약 규모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팀이 전통적으로 마음먹은 매물이 있으면 쉽게 내주는 구단이 아니다.
역대 양키스에 몸 담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박찬호와 최지만, 두 명이다. 김하성이 세 번째 선수가 될 수 있을까. 현실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김하성이 공수에서 제 몫을 해주면 팀의 내실이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내년에 17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다가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