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 침묵 빠뜨린 장쾌한 홈런, MLB가 깜짝 놀랐다… 그런데 이러다 WBC를 못 간다고?

메이저리그의 빅마켓 팀 등 총 10개 이상의 구단 스카우트들이 모인 가운데, 요주의 체크 대상은 역시 오카모토 카즈마(요미우리)였다. 오카모토는 올 시즌 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선수다. 최대어로 분류되지만 이번 대표팀 일정에는 불참한 투수 이마이 테츠야, 그리고 일본 최고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볼 수 없었던 가운데 오카모토는 단연 최대어다운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정작 오카모토는 두 경기에서 두 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일단 참가는 했지만 시즌 뒤 열리는 대회고, ‘거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서지는 않은 셈이다. 그렇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입맛을 다시고 있을 시점, 눈길을 끌 만한 또 하나의 스타가 나타났다. 역시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송성문(29)이 그 주인공이었다. 한국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거듭난 송성문은 15일 첫 경기에 선발 3번 지명타자로 나서 4회 장쾌한 우월 솔로홈런을 때렸다. 0-0으로 맞선 4회 안현민이 선제 투런포를 치자 연속 타자 홈런으로 뒤를 받쳤다.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좌완 중간 요원인 모리우라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를 날렸다. 16일 두 번째 경기에서는 선발 3번 3루수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면서 또 활약을 이어 갔다. 좌완을 상대로 한 안타가 많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일본 투수들의 컨디션이 100%는 아님이 분명하지만, 시즌 종료 후 오래 쉰 송성문의 컨디션도 100%라고는 할 수 없었다.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수준급 선수들을 상대로 맹타를 터뜨리며 스카우팅 리포트에 좋은 문구 한 줄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송성문은 올 시즌 중 키움과 6년 총액 120억 원 전액 보장에 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시즌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이 계약은 파기된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내가 무슨 메이저리그냐”고 반문했던 송성문이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구체화되고 김하성 등 먼저 나간 선수들이 격려하자 기조가 바뀌었다. 어떤 대우를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도전은 해본다는 심산이다. 어떤 대우를 받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좋게 평가하는 쪽에서는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 만한 선수로 본다. 전력이 약한 팀이라는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가능하다는 호평까지 나온다. 반면 나쁘게 생각하는 쪽에서는 확실한 ‘A급’ 무기가 없다는 이유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점치기도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만약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하나의 고민이 생길 수도 있다. 바로 내년 3월로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부다.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한다. 메이저리거들이 나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국제 대회다. 그렇다고 해서 구단들이 100% 차출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부상 전력이 잦은 선수들은 합법적으로 차출을 거부할 수 있는 몇몇 조항들이 있다. 한편으로 새로운 팀에 간 선수는 팀 적응을 이유로 스스로 고사하거나, 구단이 은근히 압박을 넣는 경우도 잦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