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 가서 나무만 본다? LPGA BMW챔피언십 티잉구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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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일의 LPGA 투어 대회 BMW 챔피언십이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장에서 열리고 있다.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이 골프장에서 LPGA 대회가 열린 건 뛰어난 경관 때문이다. 파인비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15번 홀과 16번 홀이며 그 중 15번 홀(파3)이 시그니처 홀이다. 바다를 건너 곶에 있는 그린을 향해 티샷을 한다. 그러나 선수들은 그 경관을 보지 못했다. TV 카메라도,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다. 이 홀은 그린을 기준으로 티잉구역이 사선으로 되어있다. 그린에서 멀수록 바다를 더 많이 건너는 구조다. 파인비치의 블랙티는 215m, 블루티는 200m, 화이트티는 182m, 골드티는 162m다. 이번 대회에서는 티잉그라운드가 골드티 쪽으로 전진 배치돼 바다를 거의 건너지 않게 됐다. LPGA 투어 측은 “홀이 어려워 경기 진행이 늦어질 수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이 티잉구역은 공식적으로 165m이지만 내리막이라 실제는 155m 정도다. 앞 핀이 꽂히면 140m, 뒷핀은 170m다. 홀이 어렵긴 했다. 1라운드는 맞바람이 불었고 핀은 바다와 가까운 오른쪽 구석에 꽂혀 있었다. A선수는 “바람 때문에 티샷 클럽을 4번이나 5번 아이언을 잡아야 했다. 만약 티잉그라운드가 뒤로 가면 하이브리드를 쳐야 하고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했다. A선수 말대로 1, 2라운드에서는 이 홀에서 한 두 팀이 기다렸다. 티잉그라운드가 그린에서 더 멀리 이동한다면 3~4팀이 기다려야 할 상황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반론도 있다. 파인비치에서 15번 홀은 핵심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페블비치 7번홀이 연상된다. 7번 홀이 없었다면 페블비치는 지금같은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멀리서 땅끝 해남의 파인비치까지 여행 가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15번 홀에서 플레이해 보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15번 홀에서 바다를 넘기지 않는 짧은 티잉구역을 쓰는 건 파리에 가서 에펠탑을 보지 않는 것, 영화 엔딩을 보지 않는 것, 혹은 꽃구경 가서 나무만 보는 격이다. 국내 프로 투어의 한 코스 세팅 담당자는 “진행 속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골프장 개성을 살리는 것은 더 중요하다. 시그니처 홀이라면 더욱 그렇다. 강풍이 불어 계곡을 넘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선수들에게 빠른 플레이를 독려하고 최악의 경우 잔여경기를 해서라도 해결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수 수(78명)가 많지 않아 애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US(남자)오픈이 열린 오크몬트 골프장 8번홀(파3)은 289야드였다. 일부 선수들이 너무 길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골프장 셋업은 선수들의 의견으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다. 대회를 위해 큰 돈을 낸 스폰서와 조직위 등이 공정하면서 재미있는 게임을 위해 경기장을 조성한다. 어려운 홀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하는지는 대회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올해 US오픈 연습라운드에서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도 드라이버를 치면서 준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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