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감독도 극찬한 'MLB급' 안현민 "타구 가리킨 것…아직 갈 길 멀다"

안현민은 17일 일본과 두 차례 평가전을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정말 재미있었다. 좋은 경험을 했고 배울 점도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긴장은 하나도 안 했다. 크게 다를 게 없더라"며 "KBO리그에서나 일본에서나 좋은 투수를 상대하는 건 똑같아 특별히 긴장하지 않았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안현민은 15일과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일본과 평가전에서 모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2안타(2홈런) 3볼넷 3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안타 두 개가 모두 홈런이었는데,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올 한 해 KBO리그를 평정한 최고의 타자는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돼 숙적 일본의 강력한 마운드마저 무너뜨렸다.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안현민은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정확하고 꾸준하게 기량을 펼친 타자였다. wRC+(타자의 공격력을 리그 평균과 비교해 측정하는 지표)도 가장 좋아 2번 타자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기대를 좋은 결과로 만들어냈다.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자기 기량을 충분히 펼칠 것"이라고 극찬했다.
적장도 안현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그렇게 멀리 치는 선수는 별로 없다. 안현민은 메이저리그급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도쿄돔을 달군 홈런 두 방이 일본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는 말에 안현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긴 했는데, 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 그 정도를 잘 모르겠다"고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러면서 그는 이바타 감독의 호평에 대해 "관련 기사를 읽어봤는데, 자세히 보면 내가 아니라 내 홈런 타구의 속도 등을 메이저리그급 선수라고 표현했다"라고 선을 긋고 나서 "지금은 딱 그 정도 수준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라고 강조했다.
홈런 상황을 복기한 안현민은 "도쿄돔에서 홈런을 쳤다고 해도 크게 다를 건 없다. 굳이 차이점을 꼽으면 우리나라 팬들이 적은 환경에서 홈런을 기록한 것 정도"라고 전했다.
안현민은 일본과 2차전에서 3회말 송성문(키움 히어로즈)과 이중도루로 상대의 허를 찔러 추가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송)성문이 형은 형대로, 나는 나대로 주루코치님의 사인을 받고 움직여 득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전에서는 KBO리그에서 시행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대신 심판이 직접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정했다. 선수들은 주심마다 달라지는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안현민은 "타석에서 조금 혼란스럽긴 했다. 내가 생각한 스트라이크존과 차이가 있어 수정해야 했다"며 "그렇게 맞춰가는 과정이 고등학교 때 이후 처음 경험하는 거라 흥미로웠다"고 웃었다.
안현민의 다음 목표는 내년 3월 열리는 2026 WBC 출전이다.
그는 "WBC는 내겐 꿈의 무대로 꼭 출전하고 싶다. 내가 그 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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