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S도 추춘제로 바뀐다…K리그는 여전히 고민 중

축구계 글로벌 트렌드가 유럽 중심의 ‘추춘제’(가을에 시작해 봄에 시즌이 끝나는 제도)로 굳어지고 있다. 한국 축구도 기존의 춘추제에서 추춘제로 전환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추춘제 전환을 결정한 나라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손흥민(33·LAFC)이 올 여름 안착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도 추춘제 전환을 결정했다. MLS는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그 일정을 세계적인 축구 리그들과 맞추는 방향으로 변경한다”며 “2027년 여름부터 MLS는 추춘제 방식의 시즌 포맷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LS는 2027~2028시즌부터 추춘제를 정식 도입한다. 2027년 7월 중순 정규리그를 시작해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초까지 휴식기를 갖고, 2028년 5월말 포스트시즌인 MLS컵으로 마무리하는 일정을 짰다. 기존의 춘추제에서 추춘제로 전환해 생기는 공백은 4개월짜리 단축 시즌으로 풀어내기로 했다. MLS 사무국은 2027년 2월부터 5월까지 정규리그 14경기와 플레이오프, MLS컵까지 치른다는 플랜을 제시했다. MLS는 추춘제 전환을 통해 각 구단이 글로벌 이적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춘추제에선 유럽 빅리그와 이적 시장이 어긋나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지만, 추춘제는 동일한 시기에 경쟁할 수 있다. 또 MLS가 추춘제로 바꾸면서 기존 정규리그 일정이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와 국제대회 일정과 겹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돈 가버 MLS 커미셔너는 “캘린더 전환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라며 “이는 리그와 북미 축구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MLS가 추춘제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프로축구 K리그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K리그는 관장하는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각 구단 관계자와 선수, 메디컬 관계자, 잔디 전문가, 미디어 등 축구계 전문가가 모인 자리에서 추춘제 전환 시나리오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프로축구연맹은 12월 중순~2월 중순에 8주가량 ‘윈터 브레이크’를 갖는다면, 봄에 시작해 가을에 끝나는 기존 춘추제의 K리그 경기가 진행되는 시기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빨라진 아시아 클럽대항전 일정과 늘어난 A매치(국가대항전)의 영향으로 개막이 3월 초에서 2월 중순까지 당겨지고 있는 영향이다. 무더운 혹서기(7~8월)를 피하는 대신 혹한기(12월·2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추춘제 전환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잇따랐다. 그러나 프로축구연맹의 주도 하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던 추춘제 전환은 사실상 유보 상태다. 올해 역대 가장 빠른 개막(2월 15일)으로 추춘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거꾸로 ‘얼음잔디’라는 문제점을 확인했다. 추운 날씨에 땅이 얼어붙으면서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아졌다. 잔디 생육에도 문제가 생겼기에 보완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추춘제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올 겨울 다양한 방법으로 그라운드를 관리한 뒤 내년 K리그 개막 시기 잔디의 변화를 확인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