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가는 황유민, 짜릿한 작별 인사

4차 연장까지 6시간 45분 동안 펼쳐진 혈투의 승자는 황유민(21)이었다. 황유민이 9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힐스CC에서 끝난 KLPGA(한국 여자 프로골프) 투어 대보하우스디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올 시즌 첫 승으로, KLPGA 투어 통산 3승을 신고한 황유민은 상금 2억5000만원을 받았다. 샷을 하지 않을 때는 두꺼운 외투를 입을 정도로 쌀쌀한 늦가을 오후, 황유민은 덜덜 떨면서도 기쁜 얼굴로 동료들의 ‘생수 축하’를 받았다. 그는 “연장 때 춥고 힘들었지만, 팬 여러분이 열심히 외쳐 주시는 ‘파이팅’ 소리 덕에 계속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내년부터 미국 LPGA 투어에서 뛰는 황유민에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시즌 마무리였다. 그는 지난달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2년 시드를 확보했다. 황유민은 경기 후 “올해 국내에서 우승이 없어 마지막 기회인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너무 행복하다”면서 “지난 3년간 KLPGA 투어에서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LPGA 우승도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유민은 ‘돌격 대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기고, 덕분에 팬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는 “LPGA 투어와 메이저 대회를 몇 번 경험해 보면서 무조건 공격적인 건 무모한 골프란 걸 알았다”며 “미국에선 상황에 맞춰 코스 매니지먼트를 전략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꿈꿔 왔던 LPGA 진출을 이뤘으니 세계 1등, 올림픽 금메달이란 꿈도 이룰 수 있도록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공동 1위로 최종 3라운드를 출발한 황유민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1언더파로 임희정·이동은과 연장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3차 연장에서 임희정이 먼저 탈락했고, 황유민과 이동은이 4차 연장을 위해 다시 18번홀 티박스에 올랐다. 황유민은 3번 우드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지켰고, 웨지로 투온에 성공해 6.4m 버디 퍼트를 홀컵에 집어넣었다. 황유민이 우승을 결정 짓자 그린 주변에서 응원하던 일부 팬은 덩실덩실 춤을 췄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시즌 최종전 결과, 이미 대상을 확정한 유현조가 최저 타수 1위를 차지했다. 상금 부문은 홍정민이 13억4152만원으로 1위에 올랐고, 신인상은 서교림에게 돌아갔다. 이날 제주도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KPGA(한국 프로골프) 투어 시즌 최종전 ‘KPGA 투어 챔피언십 인 제주’에선 42세 베테랑 박상현이 시즌 2승에 성공했다.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박상현은 2위 이태희(10언더파)를 한 타 차로 제쳤다. 그는 8월 말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이후 2개월여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KPGA 투어 통산 승수를 14승으로 늘렸다. 40대 선수가 KPGA 투어에서 시즌 2승을 차지한 건 2005년 최광수와 김종덕 이후 20년 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