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이미지 망치는데 정작 연맹은 심판 편? ‘궁예 징계’로 ‘호구’ 자처, 스스로 권위 ‘포기’[SS포커스]

연맹 상벌위는 19일 전북 현대 타노스 코치에게 5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200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유는 인종차별. 연맹은 구체적인 설명과 근거를 밝히며 타노스 코치가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고 확정했다. 타노스 코치는 지난 8일 경기 도중 주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양손 손가락을 눈 근처에 갖다 대며 분개했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가 이 장면을 인종차별로 확정, 성명까지 발표하며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프로축구의 적지 않은 구성원은 이 행동을 심판들의 ‘피해자 프레임’ 작업으로 규정했다. 최근 오심으로 K리그 이미지를 훼손한 심판, 특히 심판협의회 회장이 지극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인종차별 이슈를 내밀었다는 견해가 주를 이뤘다. 오심에서 인종차별로 시선을 돌리겠다는 목적이 너무 뻔하고 투명해 심판에 불만이 많은 K리그 관계자, 지도자 사이에서 분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기본적으로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장면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불가능했다. 타노스 코치가 직접 이를 부인했고, 다른 여러 구단에서도 언론을 통해 의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대로 인종차별 의도 있어 보인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 어떤 시각도 객관적 지표가 되기 어렵다. 50대50의 싸움인데 연맹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은 배제한 채 ‘유죄’ 판결했다. “할 일을 했다”라고 말하기엔 판단 기준의 객관성이 떨어진다. 이를 만회하려는 듯 연맹은 온갖 이유를 다 갖다 붙였지만, 사실상 ‘궁예’ 징계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하는 연맹은 처음부터 심판을 피해자로 받아들인 인상이 강하다. 상벌위 전부터 연맹 고위 관계자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며 심판을 아예 일방적 피해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 장면인데 완벽하게 일치하지도 않는 다른 나라 사례를 들이밀며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연맹은 이날 SNS에 이태석 영상을 올렸는데 타노스 코치와 유사한 손동작을 취하고 있다. 논란을 의식했는지 이후 이 장면을 빼고 영상을 다시 올리는 촌극도 있었다. 게다가 벤치에 완벽하게 보이지 않는 대기심 위치에 있던 경기감독관조차 인종차별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올렸다. 징계를 위한 ‘빌드업’에 모두 한마음이었다. 아닐 가능성은 처음부터 배제하는 것처럼 보였다. 따지고 보면 연맹은 오심 피해자다. 최근 “심판 때문에 K리그 보기 싫다”라고 말하는 축구팬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연맹은 정작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K-심판’의 프레임 작업에 힘을 실어줬다. 결과적으로 연맹의 권위는 추락하고 심판협의회만 미소를 지을 결말이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외국인 선수나 감독, 스태프가 심판 목소리가 녹음되지 않는 공간에서 ‘한소리’를 들을 경우 무조건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해도 연맹이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비웃음 섞인 농담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