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현장] 원더골 터트린 말년 병장의 잠재력은 어떻게 터졌을까?

김천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0라운드 전북과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김천은 선두 전북과 승점 차를 17점으로 줄이고 2위 자리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김승섭은 이날도 펄펄 날았다. 최근 절정의 컨디션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전북을 상대로도 물오른 기량을 뽐내며 맹활약했다. 백미는 전반 38분이었다. 그는 왼쪽에서 볼을 잡아 안으로 살짝 치고 들어온 뒤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날카롭게 감기며 전북 골망을 흔들었다. 국가대표 골키퍼 송범근도 손쓸 수 없는 슈팅이었다. 이후에도 김승섭은 측면과 중앙을 활발하게 오가며 김천 공격의 중심이 됐다. 이동경, 이승원 등과 함께 원터치 패스를 통해 좁은 공간에서도 슈팅 기회를 창출하며 전북 수비를 괴롭혔다. 펄펄 날고 있는 김승섭이지만 김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천상무 9기 20명이 다음 달 28일 전역한다. 김천으로선 40명의 선수 중 절반이 빠져나가는 상황이라 비상이다. 김승섭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전역이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김천은 거쳐가는 팀이 아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소속감을 가지고 정말 한 경기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마무리를 정말 확실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정규 라운드는 10월 18일 종료된다. 이어서 바로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가 열린다. 대개 말년 병장들은 남은 휴가를 사용하며 팀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승섭은 달랐다. 그는 “휴가를 이미 다 썼다. 그래서 끝까지 뛰고 나갈 거다. 일정이 나와봐야겠지만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까진 뛰고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김천을 위해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고 밝혔다. 전역 후엔 원 소속팀인 제주SK로 돌아간다. 제주가 강등권을 허덕이며 상황이 좋지 않다. 그는 “제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팀에 합류한 뒤엔 꼭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김천에 몸담았던 선수가 잠재력을 터트렸던 경우가 많았다. 김승섭도 마찬가지다. 대전하나시티즌 시절이었던 2022시즌 K리그2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한 것이 커리어 하이였지만, 올 시즌 K리그1에서 같은 기록을 올리고 있다. 시즌이 남은 만큼 역대 최고 개인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천에서 잠재력이 폭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감독님께서 전체적인 큰 틀을 잡아 주시고 선수 개개인이 잘하는 걸 최대한 끌어 주신다. 제가 잘하는 게 뭔지 감독님께서 먼저 파악하시고 저희도 심적으로 편하다 보니까 퍼포먼스도 나오는 것 같다”라고 자체 분석했다. 이어 “제가 원래 스피드도 있고 활동량도 있다 보니까 좀 벌려서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감독님께선 양쪽 윙백들이 길게 나가고 양쪽 윙어들이 좀 안으로 좁혀서 하길 원하신다. 그 안의 갭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전술을 통해 제가 많이 성장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천 팬들과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