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극적 동점→무사 3루→에레디아-최정-한유섬...여기서 누가 인천 5차전 생각을 안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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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의 가을 여정이 짧게 마무리 됐다. 정규시즌 3위 돌풍을 일으키고, 막강한 마운드로 가을야구 대반란을 꿈꾼 SSG. 하지만 현실은 초라했다. 준플레이오프 첫 판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1승3패로 무너졌다.
가을야구 한 시리즈를 치르다 보면, 진 팀 입장에서 아쉬운 순간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SSG의 이번 가을 가장 아쉬운 포인트는 명확했다. 방망이. 다른 패인을 찾을 필요도 없을 정도다. 그 정도로 처참하게 안맞았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3경기 연속포를 터뜨린 고명준, 그리고 2차전 9회 극적 결승 끝내기포를 쳐낸 김성욱이 아니었다면 SSG는 0대3 스윕을 당해야 마땅할 경기력이었다.
결국 해줄 선수들이 해주지 못한 여파가 너무 컸다. 그걸 모두 압축시켜놓은 게 바로 14일 열린 4차전 8회초. 상대 선발 후라도의 호투에 전혀 힘을 못 쓰던 SSG는 8회 불펜 김태훈과 이승현(우완)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찬스를 만들었다. 무사 1, 3루 상황서 박성한이 극적 동점 2루타를 때려내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박성한은 혼란한 틈을 타 3루까지 가는 센스를 발휘했다. 무사였기에, 매우 중요한 주루 플레이였다.
삼성은 불펜이 약점인 팀. 반대로 SSG는 불펜이 강점인 팀. 경기 막판 이렇게 흐름을 바꿔놓았으니, 3루 주자 박성한만 홈을 밟는다면 SSG가 기사회생하며 5차전이 열릴 인천으로 향할 수 있는 분위기가 타올랐다. 마무리 조병현 카드가 살아있었고, 외국인 투수 화이트가 등판을 자원하기까지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성한은 1번. 이 말인 즉슨, 무사 3루에서 나오는 타자가 에레디아-최정-한유섬이라는 의미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 SSG에 만들어진 것.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아무리 구위가 좋다지만 고졸 신인 배찬승을 상대로 에레디아 삼진을 당하며 확 찬물이 끼얹어졌다. 최정이 사구로 출루하며 분위기를 다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믿었던 베테랑 한유섬까지 배찬승에 헛스윙 삼진을 당해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제 아무리 감이 좋은 고명준이라도 자신에게 온 폭탄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제 스윙을 하지 못하며 이호성을 상대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여전히 동점이었지만, 사실상 여기서 경기 분위기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점만 더 완전히 상대 숨통을 끊었다면, 삼성 타자들의 기가 죽어 8회 디아즈-이재현 연속타자 홈런과 같은 호쾌한 스윙이 나오지 않았을 수 있고 투수 운용도 달라져 조병현 등 더 강한 투수가 나왔을 수 있다.
SSG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이 지독한 부진에 빠져 시리즈 내내 힘겨운 승부를 벌여야 했다. 감독 입장에서도 이 타자들의 커리어라면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데, 터지지 않는다고 빼거나 바꿀 수도 없고 정말 미칠 노릇이었을 듯. 그렇게 SSG의 가을야구가 허무하게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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