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까지 계산 끝'... 삼성, PO 1선발로 가라비토 선택한 이유

삼성과 한화는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PO·5전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한화는 예상대로 PO 1차전 선발로 코디 폰세를, 삼성은 헤르손 가라비토를 예고했다.
삼성의 선택은 다소 뜻밖이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상으론 지난 9일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 등판해 호투한 최원태가 그대로 PO 1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최원태는 당시 6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쳤다. 반면 가라비토는 지난 11일 열린 준PO 2차전에서 6이닝 5피안타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최원태가 가라비토보다 이틀을 더 쉬었고, 경기 내용도 더 나았기에 1차전 선발로 낙점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삼성 벤치는 예상을 깨고 가라비토 카드를 꺼냈다.
이미 삼성은 준PO 4차전을 앞두고 이미 PO 진출 여부에 따라 1차전 선발 계획을 세워둔 상태였다. 준PO가 4차전에서 마무리되면 가라비토를 PO 1선발로, 준PO가 5차전까지 간다면 모든 투수를 총동원하는 방안을 준비했다.
결국 삼성이 준PO 4차전에서 SSG를 5-2로 꺾으며 PO 진출을 확정지었고, 시나리오대로 가라비토가 PO 첫 경기의 선봉장으로 낙점됐다. 가라비토가 11일 88구를 던지고 그 뒤 휴식을 취했기에 컨디션이 좋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삼성은 시리즈 운영 면에서도 전략적 계산을 더했다.
PO가 5차전까지 진행될 경우, 가라비토는 닷새 휴식 후 5차전에 다시 선발로 나설 수 있고 3~4차전에서는 불펜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힘이 좋은 가라비토는 최원태보다 불펜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이번 시즌 한화 상대 전적도 가라비토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라비토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00의 완벽투를 펼쳤다. 반면 최원태는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4.05로 다소 부진했다.
가라비토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6월 26일 한화전에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고, 이어 7월 29일 열린 경기에서도 6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한화를 다시 제압하며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은 이러한 데이터를 근거로 한화의 에이스 코디 폰세와의 맞대결에 가라비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역대 PO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76.5%(34번 중 26번)에 달한다. 팀에 '76.5%의 확률'을 안길 에이스는 과연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