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신인이 걸핏하면 ‘지각’…그래도 홈런으로 용서받은 최고의 슬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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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양키스의 4번 타자 마쓰이 히데키 이야기
훈련 시작이 오전 9시라고 치자. 그럼 늦어도 8시 30분까지는 출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신입 혹은 저연차 선수는 더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1시간 정도 일찍 나오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걸핏하면 이를 어기는 멤버가 있었다. 그것도 19살짜리 고졸 루키였다. 바로 마쓰이 히데키(51)의 신인 때 얘기다. 고교 시절 이미 전국구 스타였다. ‘반칙이다. 고시엔 대회에 프로가 한 명 뛰고 있다.’ 그런 소리를 들을 만큼 걸출했다. 오죽하면 5타석 연속 고의4구를 얻을 정도다. 무려 프로 팀 4곳이 1순위로 지명했다. 당연히 스프링 캠프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첫날부터 지각이다. 본인은 10분 전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이언츠 타임’으로는 20분이나 늦은 셈이다. 이튿날 스포츠신문들이 일제히 이를 1면 톱기사로 다뤘다. ‘마쓰이 지각’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다음 날도 반복됐다. 어찌어찌하다가 또 늦었다. 이틀 연속 1면 머리기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때부터 그에게는 또 하나의 별명이 생겼다. 지각마(遅刻魔)라는 닉네임이다. 우리 식으로 하면 ‘지각왕’이다. 당사자의 기억은 여전히 또렷하다. 올해 8월이다. ‘슈칸 베이스볼’이라는 매거진의 4000호 기념식 때다. “자이언츠 타임을 잘 몰라서 생긴 일이었다. 그렇다고 지각이 이틀 연속 1면 톱기사로 나온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 지금도 불만을 제기하고 싶다.” 그렇게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억울함은 당치 않다. 에피소드가 하나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시 신인 시절의 얘기다. 한 매체가 대담을 마련했다. 같은 요미우리 계열의 신문 ‘스포츠호치’가 의욕적으로 기획한 이벤트다. 이른바 ‘4번 타자 마쓰이 육성 1000일 계획’이라는 거창한 명칭의 프로젝트다. 기대주 마쓰이가 타격의 달인 오치아이 히로미쓰에게 가르침을 받는다는 콘셉트다. 40세가 넘은 오치아이는 당시 요미우리의 붙박이 4번 타자였다. 이미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자타가 공인하는 지존이다. 타격 3관왕도 몇 차례나 달성했다. 그 자리에도 19살 신참은 30분이나 늦었다. 대선배를 비롯한 취재진과 구단 스태프들을 기다리게 만든 것이다. “새로 뽑은 차를 몰고 나왔는데, 운전이 서툴고 길도 많이 막혀서 그랬다.” 군색한 변명이 분위기를 더 어색하게 만들었다. 또 있다. 입단 3년째(1995년) 시즌이다. 팬 투표에서 1위로 뽑혔다.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다. 경기장인 히로시마까지 개별 이동해야 하는 스케줄이다.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를 놓쳤다. 부랴부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경기 전 연습이 모두 끝난 다음이다. 제대로 몸 풀 시간도 없이 타석에 들어서야 했다. 그래도 재능은 어디 가지 않는다. 맹타상(3안타 이상)을 휘두르며, MVP에 뽑혔다. 그런 일이 반복된 것 같다. 지각하는 날 유난히 타격 성적이 좋았던 경우 말이다. 그래서 인과관계로 연결 짓기도 한다. ‘마쓰이가 지각하는 날 조심해라. 홈런을 벼르고 타석에 들어선다’는 말도 생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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