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25층서 창밖만 바라보다 동료에게 끌려갔다”…UCL 결승전, PK 실축하고 우승 놓친 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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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진우]
‘첼시 레전드’ 존 테리가 17년 전 악몽을 회상했다.
최악의 순간이었다. 지난 2007-08시즌 첼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는 연장전까지 진행될 만큼 치열하게 진행됐고, 결국 1-1 무승부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자는 맨유였다. 첼시는 맨유에 승부차기에서 5-6으로 패배해 우승에 실패했다.
테리의 실축이 결정적이었다. 페트르 체흐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슈팅을 선방하며 4-4가 된 상황, 다섯 번째 키커로 테리가 나섰다. 테리가 성공하면 곧바로 우승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테리는 슈팅 순간에 미끄러졌고, 공은 우측으로 벗어났다. 결국 니콜라스 아넬카의 슈팅을 에드윈 반 데 사르가 막아내며 첼시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테리 축구 인생에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 ‘페널티킥 실축’. 테리는 그날의 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마음의 무게로 남아 있다. 물론 시즌이 지나며 조금씩 옅어지긴 했다. 지금은 은퇴했고, 매주 경기를 뛰며 팬들 앞에서 느꼈던 감정은 더 이상 없다. 그래서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온다. 지금도 가끔 한밤중에 깨서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라고 생각하곤 한다”며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테리는 “어떻게 견뎠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아버지가 화가 나면 내 뒤통수를 한 대 치고 ‘계속 나아가라’고 하던 환경에서 자랐다. 다음 날이면 또 몸 좋은 선수를 상대로 태클하러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당시의 멘털리티였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는데, 나는 그 변화가 축구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움을 구하는 방법을 몰랐던 테리였다. 테리는 “돌이켜보면, 그때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경기가 끝난 뒤 호텔로 돌아와 25층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왜? 왜?’라는 생각만 했다.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다는 건 아니지만, 정말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러다 동료들이 와서 나를 아래층으로 데려갔다”며 경기 직후 힘들었던 기억을 회상했다.
테리는 마지막으로 “그런 순간들이 ‘만약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축구 인생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의 실책은 쉽사리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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