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져도 끝난다. 벼랑 끝 삼성, 믿을 건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 뿐 [PO]

WC·준PO 이어 이번엔 PO4 선발 등판…'빅게임 피처' 원태인, 또 한 번 구세주 될까
삼성은 지난 6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1-4로 덜미를 잡혔다.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삼성은 7일 2차전 선발로 원태인을 내세웠다. 경기 개시 직전 빗줄기가 굵어지며 개시가 지연되는 악재 속에서도 원태인은 흔들림 없었다. 6회까지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NC를 3-0으로 꺾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이 푸른 피의 에이스답게 훌륭한 투구를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원태인은 “긴장도, 부담감도 컸다. 하지만 ‘업셋은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올해 최다 관중 신기록도 세우고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시즌인데, 이렇게 마무리하면 너무 죄송할 것 같았다. 꼭 이겨야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지난 13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원태인의 투혼은 빛났다. 이날 역시 1회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는 변수가 있었지만, 그는 6⅔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버텨냈다. 삼성은 SSG를 5-3으로 누르고 시리즈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이 포스트시즌에서 우리 팀을 살렸다. 투구수가 많았는데도 본인이 7회까지 던지겠다고 했다. 헌신과 희생정신이 돋보였다. 정말 푸른 피의 에이스답게 팀을 살렸다”고 극찬했다. 이어 “강민호가 원태인이 비를 몰고 다닌다고 하더라. 중간에 텀이 있었는데도 컨디션을 잘 유지했다.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3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100%라는 기사를 보고 부담도 컸지만, 오늘 이기면 기세가 완전히 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5-1로 앞선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긴 그는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향했다.
“항상 그런 박수를 받으며 내려올 수 있다는 건 최고의 영광”이라며 “자기 전에 상상했던 장면이 그대로 이뤄졌다. 무실점 투구를 꿈꿨는데 살짝 어긋나긴 했지만 모든 게 잘 풀렸다. 기분 좋게 마운드를 내려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삼성은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5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박진만 감독은 “내일(22일) 원태인이 4차전 선발로 나서니까 (5차전이 열리는) 대전에 가기 위해 전력을 다 쏟아부을 것”이라고 총력전을 선언했다.
팀이 위기에 놓일 때마다 구세주로 등장했던 원태인.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그는 다시 한 번 에이스의 품격을 증명할 수 있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