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12승 해야 하니까요" 염경엽 감독은 왜 '87승'을 목표로 세웠을까 [잠실 현장]

LG는 14일 현재 79승50패3무(0.612)를 기록 중이다. 11일 잠실 KT 위즈전에 이어 1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까지 패배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LG와 한화의 격차는 5.5경기 차였다. LG가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에 점점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런데 한화가 9월 7경기에서 6승1패를 기록하며 힘을 내기 시작했다. LG와 한화의 격차는 2.5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사령탑의 생각은 어떨까. 13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염 감독은 "8승을 빨리 해야 한다"고 운을 뗀 뒤 "87승만 하면 될 것 같다. 선수들과 빨리 8승을 해야 한다고 했고, 그러면 조건 면에서 (한화보다) 우리가 훨씬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어 "계산은 그 전부터 하고 있었다. 우리가 8승을 하면 확률적으로는 한화가 12승 2패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는 올 시즌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다. 요니 치리노스, 임찬규, 송승기, 손주영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앞세워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여기에 문보경, 신민재 등 기존 야수들이 성장세를 보였고, 김현수와 박해민 등 베테랑 선수들도 팀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도 팀의 선두 질주에 기여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LG에 위기가 찾아왔다. 특히 불펜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8월 이후 L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26으로, 리그 전체 6위다.
13일 KIA전에서는 수비도 불안했다. 외야수 최원영과 내야수 문보경이 각각 5회초, 9회초에 실책을 범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실책 2개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염경엽 감독은 "(그동안) 다같이 잘 버텼다. 올해는 버티기 야구를 한 건데, 어쨌든 위기를 잘 넘어왔다"며 "작은 실수를 줄여야 한다. 항상 작은 실수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투수들은 볼넷을 줄이고, 야수들은 작은 실수를 줄이다 보면 (남은 경기에서) 충분히 승패마진 +3(8승5패)은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얘기했다.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LG가 한화보다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사령탑의 계획대로 87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