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 구자욱 미묘한 기싸움, 5분 넘게 공 안 던지다니…가을야구는 전쟁이다, "PS서 나올 수 있다, 주장이 분위기 가져오려고"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9-8 승리를 챙기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PO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6.5%(26/34).
가을야구는 전쟁이다. 3회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한화 선발 투수 코디 폰세와 삼성 구자욱이 대치했다. 3회초 무사 1, 3루 구자욱이 타석에 섰다. 폰세의 2구를 기다리던 구자욱이 타임을 외쳤다. 폰세의 투구 인터벌 시간이 길다고 했다. 이후 폰세가 투구 동작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마다 구자욱은 박기택 구심에게 항의했고, 폰세는 피치클락 규정에 맞춰 던졌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박진만 삼성 감독과 김경문 감독이 차례대로 그라운드에 올라와 구심과 이야기를 나눴고, 1구 이후 5분 넘게 2구째 공이 나오지 않는 다소 낯선 장면이 나왔다. 급기야 구심이 타임 선언한 후 마운드에 올라 통역을 불러 폰세와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구자욱이 좌익수 뜬공을 통해 희생플라이를 얻어냈다.
올해 정식 도입된 KBO 피치 클락은 주자가 없을 때 18초, 주자가 있을 때 23초 이내에 투수가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잔여 시간 8초가 되기 전까지 준비를 마쳐야 한다. 시범경기를 거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KBO는 시즌 개막에 앞서 '‘불필요한 경기 시간 단축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 제공’이라는 피치클락 규정 도입 목적과 기존 스피드업 규정에 따라 투수가 피치클락 잔여 시간을 이용해 고의적으로 경기를 지연시킨다고 심판이 판단할 경우, 주의 또는 경고 조치가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폰세도 구자욱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가는 부분. 두 선수는 룰대로 진행하려고 했다.
김경문 감독은 "타자는 타자 입장에서 이야기한 것이다. 반대로 투수는 투수 입장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던지는 건데 타자는 시간을 길게 끈다고 느끼니 뭐라 하기가 그렇다. 이 부분은 시즌이 끝나고 감독자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눠야 할 부분이 아닐까"라고 이야기했다.
박진만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구자욱 선수는 공 하나하나에 신경전을 벌이면서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 주장으로서 역할을 했다"라고 했다.
이와 같은 미묘한 신경전이 가을야구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2차전에서는 어떤 모습이 나올까.
삼성은 최원태가, 한화는 라이언 와이스가 선발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