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고 싶어 사우디와 계약 해지합니다’…통보하고 친정팀서 훈련 진행, ‘FIFA와 접촉 중’

[포포투=박진우]
헤낭 로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난 뒤, 고향 브라질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
브라질 ‘글로보’는 “로지는 알 힐랄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 쿠리치바로 돌아와 아틀레치쿠의 카주 훈련장 시설을 활용해 몸 상태를 유지할 예정이다. 선수 측이 직접 아틀레치쿠에 요청했고, 구단은 흔쾌히 받아 들였다”고 보도했다.
1998년생 로지는 지난 2023-24시즌 사우디 알 힐랄에 입성했다.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활약했던 로지는 노팅엄 포레스트, 올림피크 마르세유를 거쳐 아시아 무대에 발을 내딛었다. 활약상은 좋았다. 데뷔 시즌 14경기를 뛰었고, 지난 시즌에는 42경기 4골 8도움을 올리며 날아 올랐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 들었다. 로지가 시즌 중 갑작스레 알 힐랄을 떠나 고국 브라질로 복귀한 것. 구단 관계자는 로지의 행방을 전혀 몰랐다. 글로벌 매체 ‘ESPN’은 “로지는 브라질행 비행기를 타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도 동료들과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고, 구단 내부에서 아무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게다가 사우디 출국이 막히거나 여권 압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전세기를 급하게 마련했고, 한밤중에 떠나며 시선을 피해 움직였다. 그는 누구와도 작별 인사를 나누지 않은 채 떠났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에 도착한 로지는 그제서야 개인 SNS를 통해 알 힐랄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겠다는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유는 ‘출전 제한’ 때문이었다. 사우디 프로리그 규정상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최대 10명까지만 등록할 수 있고, 이 중에서 최소 2명이 21세 이하 선수여야 한다. 알 힐랄은 다르윈 누녜스, 테오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가 13명으로 늘어났다. 레프트백 포지션에서 테오와 경쟁해야 했던 로지는 결국 리그 명단에서 제외됐다.
로지는 브라질에 도착해서야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는 “법률 자문을 구했고, 내 직업을 박탈당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내 권리를 지키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일이 막힌 노동자라면 누구나 택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일 것이다. 하루빨리 관계 당국이 내 상황을 판단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축구를 아무런 제약 없이 다시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주장했다. 알 힐랄은 곧장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로지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팀인 아틀레치쿠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며 법적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글로보’는 “선수 측 법률팀은 FIFA의 ‘선수 지위 및 이적 규정’ 제15조를 근거로 삼고 있다. 이 조항은 선수가 한 시즌 동안 최소 10%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는 계약을 해지할 권리를 가진다. 이 사안은 약 두 달 안으로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 측은 로지가 새로운 구단에 등록할 수 있도록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기한 상태다”라며 현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