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 안세영을 만난 게 '죽음'이었다...'파죽지세' 안세영, 日 세계 랭킹 9위 2-0 완벽 제압→11관왕 보인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1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단식 A조 2차전에서 세계 랭킹 9위 미야자키 토모카를 2-0(21-9, 21-6)으로 제압했다. 점수 차와 경기 내용 모두 일방적이었다. 초반 탐색전조차 길지 않았고, 안세영은 첫 게임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림 없는 운영을 이어갔다. 올 시즌 안세영의 흐름은 ‘지배’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시즌 개막과 함께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을 연달아 제패했고, 오를레앙 마스터스와 전영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후 인도네시아오픈, 일본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오픈, 프랑스오픈, 호주오픈까지 석권하며 총 1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4개 국제대회 출전 중 10회 우승이라는 성과는 여자 단식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제 시선은 단일 시즌 ‘11관왕’에 맞춰진다. 안세영은 이미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이었던 9관왕을 넘어섰고, 2019년 모모타 겐토가 남자 단식에서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배드민턴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페이스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안세영의 경기력은 숫자 이상의 설득력을 지닌다. 단순히 많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기는지가 명확하다. 긴 랠리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수비 집중력, 상대의 선택지를 지워버리는 코트 커버 능력,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주저 없이 꽂아 넣는 공격 전환이 결합됐다. 경기의 템포와 방향을 모두 자신이 설계하는 모습이다. 미야자키와의 맞대결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미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미야자키 상대 6전 전승을 완성했다. 2006년생인 미야자키는 일본 배드민턴의 차세대 간판으로 주목받는 선수지만, 코트 위에서는 안세영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초반 몇 차례 반격 시도가 있었으나, 안세영은 곧바로 흐름을 끊고 점수 차를 벌렸다. 앞서 열린 A조 1차전에서도 안세영은 쉽지 않은 고비를 넘겼다. 세계 랭킹 7위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와의 경기에서 1게임 초반 밀리던 흐름을 뒤집었고, 2게임을 내준 뒤 맞이한 마지막 게임에서는 압도적인 집중력으로 경기를 정리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스스로 해답을 찾는 능력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조별리그 2연승으로 안세영은 A조 상위 2위를 확보하며 준결승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같은 날 야마구치 아카네 역시 2승을 거두며 나란히 토너먼트에 올랐다. 안세영은 19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야마구치와 맞붙은 뒤, 20일 준결승과 21일 결승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조별리그 이후 준결승 대진을 다시 추첨으로 결정한다. 같은 조에서 올라온 선수끼리 다시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과거 대회에서 조별리그에서 이겼던 상대를 4강에서 다시 만나 탈락했던 기억도 있다. 때문에 안세영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얼마나 힘을 조절할지 역시 관전 포인트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