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관왕 김은지 vs 통산 35회 우승 최정…'바둑 여제'는 누구

한국 여자랭킹 1·2위인 김은지와 최정은 16∼18일 열리는 제30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 3번기에서 다시 한번 정면 승부를 벌인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하림배는 국내 여자 대회 중 가장 오래된 기전이다.
지난해까지 10여년 이상 여자바둑 1인자로 군림했던 최정은 이미 6차례나 정상에 올랐지만, 김은지는 첫 우승에 도전한다.
2010년 5월 여류 입단 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된 최정은 2013년 12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무려 128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를 지킨 절대 강자였다.
그동안 국내외 대회에서 35번이나 우승컵을 차지한 최정은 여자 선수 가운데는 압도적인 1위이고 남자 선수를 통틀어도 역대 6위에 올라 있다.
좀처럼 흔들리지 않던 최정의 아성에 흠집을 내기 시작한 도전자는 11살 어린 김은지다.
2020년 입단 당시부터 '천재 소녀'로 불렸던 김은지는 지난해 8월 처음 최정을 따돌리고 여자랭킹 1위에 올랐다.
최정은 다음 달 곧바로 1위를 탈환해 12월까지 권좌를 지켰다.
그러나 김은지는 2025년이 시작하자마자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김은지는 올해 1, 3, 5, 8, 9, 10, 12월에 걸쳐 랭킹 1위에 오르며 '바둑 여제' 경쟁을 시작했다.
최정 역시 2, 4, 6, 7, 11월에 여자 1위를 되찾으며 녹록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통산 상대 전적은 최정이 20승 9패로 크게 앞서 있다.
하지만 올해 성적은 4승 4패로 팽팽하다.
그동안 타이틀 매치 성적도 최정이 5승 2패로 앞섰다.
올해는 둘 간 결승 성적이 1승 1패로 '장군 멍군'이었다.
최근 기세는 확실히 김은지가 매섭다.
김은지는 11월 하순부터 해성 여자기성전과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에 이어 14일 끝난 난설헌배까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세 개 대회를 석권했다.
올해만 4개의 타이틀을 추가한 김은지는 통산 우승 횟수도 11회로 늘렸다.
하지만 최근 강행군으로 컨디션은 다소 난조인 것으로 보인다.
김은지는 난설헌배에서 2-1로 오유진 9단을 꺾고 우승한 뒤 "마지막 판은 내용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이겨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이 '바둑 여제' 전쟁에서 김은지가 최정보다 확실히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은 권좌에서 완전히 내려올 생각이 없는 최정이 김은지를 상대로 어떤 대국을 펼칠지도 관심이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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