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가능한 빨리 자고 싶다”···2홈런·9출루 ‘괴력’에도 WS 4차전 선발 컨디션 걱정

대기록과 짜릿한 끝내기 승리의 기쁨보다 당장의 잠이 더 중요했다. 6시간 39분의 혈투 이후 오타니 쇼헤이는 “빨리 자고 싶다”고 했다.LA 다저스가 연장 18회 승부 끝에 기적같은 승리를 거뒀다. 2홈런 9출루를 기록한 오타니의 엄청난 활약에, 가을 사나이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이 결합된 짜릿한 승리였다.LA 다저스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월드시리즈(WS) 3차전에서 연장 18회 혈전 끝에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으로 6-5로 승리했다.역전을 주고 받는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한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가며 2년 연속 WS 우승을 향해 한발 앞서나갔다.
다저스는 2회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3회말 오타니가 연속 솔로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토론토가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4회초 다저스 토미 에드먼의 실책으로 주자 2명이 있는 상황에서 알레한드로 커크의 역전 스리런포가 터졌다. 기세를 이어간 토론토는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4-2로 뒤집었다.다저스가 5회말 동점을 만들었다. 오타니의 1타점 2루타로 추격 신호탄이 터졌고, 프리먼의 동점타까지 나왔다.양팀은 7회 사이좋게 1점씩을 더 냈다. 7회초 토론토가 보 비셋의 적시타로 달아나자, 7회말 오타니가 이날 경기 두 번째 홈런포로 균형을 맞췄다.그러나 주고받는 공방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8회부터 무려 10이닝 동안 양팀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집중력을 끌어올린 불펜진의 투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중간중간 위기와 기회가 엇갈렸다.특히 다저스는 연장 12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베테랑 클레이튼 커쇼가 마운드에 올랐다. 커쇼는 루케스를 내야 땅볼로 잡아내고 포효했다.토론토는 13회말 KIA 출신 에릭 라우어가 다저스 선두타자 토미 에드먼에게 2루타를 맞았다. 번트로 1사 3루 끝내기 대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라우어는 알렉스 콜을 내야 플레이로 처리했다. 오타니와 베츠를 고의4구로 채운 후 좌타자 프리먼을 잡아내며 생명 연장에 성공했다. 그렇게 양팀은 17회까지 0의 공방을 벌였다.
홈런 2개, 2루타 2개로 4타수 4안타를 치던 오타니는 이후 4연속 고의4구로 출루했다. 오타니는 9타석 모두 출루하며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새 역사를 썼다.운명의 18회에서 승부가 갈렸다. 18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프리먼이 좌완 브랜든 리틀을 상대로 끝내기 중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지난해 WS에서 1차전 기적의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려냈던 프리먼은 WS 최초 끝내기 홈런 2개를 날린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홈런 2개와 9출루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친 오타니가 없었다면 프리먼의 끝내기도 없었다. 오타니는 29일 WS 4차전 선발로 예정돼 있다. 이날 경기가 6시간39분이나 진행되면서 다음날 등판까지 18시간만 남기게 돼 오타니의 체력과 컨디션이 4차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오타니는 경기 후 짤막한 방송 인터뷰에서 “내일 경기를 위해 최대한 빨리 잠자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