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탕 먹을 생각만 해도…" KIA 슬러브 마스터의 말하는대로, 이것이 5위네? 재계약 소원 이뤘으니 30G·170이닝 부탁해

KIA 타이거즈 ‘슬러브 마스터’ 아담 올러(31)는 9월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승리투수가 된 뒤 공개적으로 KIA와의 재계약을 희망했다. 올 시즌 26경기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3.62, 피안타율 0.226에 WHIP 1.15, 퀄리티스타트 16회.
올 시즌 외국인투수 빅3, 코디 폰세(31, 토론토 블루제이스), 라이언 와이스(29, 휴스턴 애스트로스), 드류 앤더슨(31,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급 퍼포먼스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에 준하는,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올러는 150km대 중반의 강력한 포심에 슬러브라는 확실한 무기를 보유했다. 체인지업과 커브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9이닝당 탈삼진 10.21개를 기록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9이닝당 탈삼진 10개를 넘긴 투수(규정이닝 돌파)는 앤더슨(12.85), 폰세(12.55), 라일리 톰슨(NC 다이노스, 11.30), 와이스(10.43)에 이어 올러까지 5명밖에 없었다.
간혹, 일관성이 떨어지는 투구를 했지만 기본적으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던 투수다. 단, KIA가 올러의 재계약을 오프시즌 들어 곧바로 결정했던 건 아니다. 올러가 6월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8월6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으로 돌아오기까지 약 40일간 팔꿈치 통증으로 쉬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시즌 막판 “우리가 올해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올러가 빠졌던 시기”라고 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이의리가 돌아왔지만 철저한 관리의 시즌이었다. 윤영철은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황동하도 교통사고로 돌아오지 못했다. 김건국이 선발진에 가세, 선발진이 아슬아슬하게 돌아갔다.
이미 불펜의 기복이 극심했던 시기. 결국 올러가 빠졌던 그 시기에 KIA는 추락했다. 올러가 8월에 복귀해 경기력을 끌어올렸지만, 다시 팀을 5강권으로 올리는 건 쉽지 않았다. KIA는 고심 끝에 올러만한 투수가 없다고 판단하고 다시 손을 잡았다. 대신 올러의 건강을 철저히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러는 올해 26경기서 149이닝을 소화했다. 40일 정도 빠졌던 것치고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내년엔 빠지는 기간 없이 30경기 이상, 170이닝 이상 소화해줘야 선발진은 선발진대로 원활하게 돌아가고, 또 그래야 불펜도 무리 없이 돌아갈 수 있다. 올해 17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8명이었고, 전부 외국인이었다.
KIA는 제임스 네일과 올러, 익숙한 외국인 원투펀치에게 2026시즌의 운명을 맡긴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양현종에게 더 이상 크게 기대하면 안 되고, 이의리는 작년보다 경기력이 좋아지겠지만 확실치는 않다. 김도현을 비롯해 황동하, 이도현, 김태형, 이호민 등 5선발 후보는 많지만, 애버리지가 있는 선수들은 없다. 때문에 네일과 올러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