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잘하는지 보여줬으나 '뭘 못하는지' 보여주지 못했어" 브라질 언론, 한국전 '완승'에도 침착..."상대가 약했을 뿐"

브라질 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의 평가전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스테방(첼시)과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가 나란히 멀티골을 기록했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완벽한 브라질'이었다.
브라질 '글로보'는 "브라질이 아직 축구를 할 줄 안다는 걸 증명했다"라며 오랜만에 완성도 높은 경기력에 박수를 보냈다. 매체는 "한국을 상대로 보여준 빠른 패스 전환과 유기적인 움직임은 브라질 축구 본연의 모습이었다. 공격수 네 명이 끊임없이 자리를 바꾸며 공간을 무너뜨렸고, 한국의 수비는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글로보는 브라질의 전술 변화를 높게 평가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마테우스 쿠냐, 이스테방 등 네 명의 공격수를 동시에 기용하며 초공격 전술을 시도했다. 네 명이 자유롭게 포지션을 바꾸며 공격을 전개했고, 이는 완벽한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보도했다.
브루누 기마랑이스와 카세미루의 중원 조합도 찬사를 받았다. 매체는 "기마랑이스의 정확한 전진 패스와 카세미루의 지원은 두 번째 골의 출발점이었다. 단순한 역습만이 아닌, 점유 상황에서도 해답을 찾은 경기였다"라고 분석했다.
글로보는 브라질의 완벽한 승리를 '완벽한 시험 합격'으로 보지 않았다. 매체는 "한국은 압박 강도가 낮았고, 수비 간격이 자주 벌어졌다. 이런 상황은 브라질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완벽한 조건이었다"라며 "이번 경기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지만, 동시에 무엇을 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지는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공격진의 개인 능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팀 전체가 너무 수직적(Vertical)이다. 모든 공격이 곧장 골로 이어지려는 경향이 있다. 강팀을 만나면 리듬이 무너질 수 있다. 속도뿐 아니라 경기의 '멈춤'과 '통제'를 배워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브라질의 수비 전환 역시 과제로 남았다. "한국의 빌드업이 매끄럽지 않아 드러나지 않았을 뿐, 더 강한 상대를 만나면 수비 조직력과 공 점유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매체는 안첼로티 감독의 방향성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브라질은 드디어 하나의 형태를 찾았다. 완성된 팀은 아니지만, 구조와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을 떠나는 브라질은 단순한 승리 이상을 얻었다. 기초가 생겼고, 이제 그 위에 무엇이든 쌓을 수 있다"고 평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