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특급 불펜, WBC 태극마크 달까

내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하는 야구 국가대표팀이 8일 체코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선다. 일본 오타니 쇼헤이, 미국 애런 저지 등 수퍼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야구판 월드컵’인 만큼 한국 역시 최정예 전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2009년 이후 17년 만의 조별 리그 통과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계 메이저리거의 대표팀 합류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선수 국적이 한국이 아니더라도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 출신이면 태극 마크를 달고 WBC에 출전할 수 있다. 대표팀 승선이 가장 유력한 선수는 지난 2023년 WBC 때 이미 손발을 맞춘 LA 다저스 소속 토미 에드먼(30)이다. 2021년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2루수) 출신으로 올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連霸)에 힘을 보탰다. 2루수와 중견수 등 내야·외야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올 시즌 타율(0.225)은 낮았지만, 홈런을 13개나 때리면서 장타력을 과시했다. 대표팀 경험이 있고, 다저스 동료인 김혜성도 있어 팀 적응에도 문제가 없지만,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100% 컨디션이 아닌 것이 변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불펜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30)이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뒷문’을 책임질 필승조로 활약이 기대된다. 어머니가 한국인으로 ‘준영’이라는 중간 이름이 있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올해 42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06으로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발돋움했다. 193㎝ 큰 키에서 나오는 최대 100마일(약 161㎞)의 빠른 공과 날카롭게 떨어지는 커브가 주무기다. 빅리그 경험이 풍부한 오브라이언이 젊은 유망주 위주 대표팀 투수진에 무게감을 더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외야수 자마이 존스(28)는 한국 대표팀 합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어머니가 한국계로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해 올해 타율 0.287, 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37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도 출전해 포스트시즌 경험도 쌓았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존스와 만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은 “팀에 오른손 타자를 보강해야 하는데 존스는 (대표팀 합류에) 굉장히 적극적이었다”며 “그의 아내도 함께 만났을 정도”라고 했다. ‘김정태’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보스턴 레드삭스의 롭 레프스나이더(34)도 우타자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2023년 MLB에서 시즌 12승을 거둔 우완 투수 데인 더닝(31), 프로야구 SSG의 외인 투수 미치 화이트(31)도 후보로 거론된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올해 초 미국 현지에 가서 합류 가능한 한국계 선수들을 분류해 접촉했고, 9월 류지현 감독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7명 정도를 만나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에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의 합류가 확실시되고,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한 김하성은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