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이런 구단에서 어떻게 버텼나…이번에는 ‘인종차별’로 논란, 獨 정치인까지 나서서 비판

슈투트가르트는 25일(한국 시각) 구단 채널을 통해서 “구단은 다양성, 관용, 존중, 그리고 공정한 경기를 지향한다. 인종차별, 극단주의, 차별, 배제는 경기장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슈투트가르트가 차별 반대를 외친 이유는 데니스 운다브(29·슈투트가르트)를 향한 페네르바체 팬들의 반응 때문이다. 운다브는 24일 페네르바체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원정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했다. 페네르바체 팬들은 곧바로 운다브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홈 팬들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발생했다. 페네르바체 팬들이 쿠르드 혈통인 운다브에게 인종차별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튀르키예와 쿠르드는 역사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관계다. 쿠르드는 튀르키예 내에서 자치권과 독립국가 건설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이를 반대하면서 쿠르드 문화를 억압하고 있다.
이런 영향은 축구계에도 퍼졌다. 더욱이 운다브는 쿠르드 혈통을 이유로 튀르키예 대표팀을 뿌리치고, 독일 대표팀을 택한 공격수다. 그는 독일 대표팀 합류를 결정하면서 “튀르키예 대표팀에서 두세 경기 못 했다면, 엄청난 모욕을 당했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쿠르드 혈통인 데다, 튀르키예 대표팀 합류를 거절한 운다브에게 페네르바체 팬들은 악감정을 가졌다.
다만 표현 방법이 잘못되었다. 해당 문제는 독일 정계까지 퍼졌다. 독일 농업부 장관인 젬 외즈데미르(59·독일)는 SNS를 통해 “운다브는 저와 완전한 연대 관계다. 그는 쿠르드-야지디 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슈투트가르트에서 뛰는 독일 국가대표 선수다”라며 “민족주의자들은 이런 뿌리를 넘을 수 없다. 이는 독일, 튀르키예 파시스트들에게 해당한다”라고 차별을 반대했다.
운다브는 경기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페네르바체 팬들이 보인 반응에 관해서 “사람들은 휘파람 불면서 야유만 한다. 그게 저와 선수단에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다. 다만 아쉽게도 이번 경기에서는 그게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페네르바체 팬들이 문제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과거 2013년, 갈라타사라이에서 뛰던 디디에 드로그바(47·은퇴)를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미시 바추아이(32·프랑크푸르트)가 라이벌 구단인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하자, 살해 협박을 하기도 했다.
사진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캡처,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