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결국 ‘팽’당한 서정원 감독…K리그 빅클럽행? 아니면 친정 수원행

서정원 감독(55·사진)이 중국 슈퍼리그 청두 룽청과 재계약 대신 이별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검증된 지도자가 시장에 나온다면 사령탑이 비어있는 구단들의 뜨거운 경쟁도 예상된다.
서 감독과 친분이 있는 또 다른 관계자도 “서 감독이 이미 귀국했다. 아직 현지의 집까지 정리한 것은 아니지만 청두와 인연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재계약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당분간 쉬고 싶다는 언급도 있었다”도 덧붙였다.
서 감독은 2020년 12월 청두에 부임한 이래 꾸준한 성적으로 자신의 지도력을 입증했다. 2021년 청두를 1부리그인 슈퍼리그로 승격시킨 뒤 2022년과 2023년 각각 5위와 4위로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3위로 구단 최초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에 성공했고, 올해도 선두를 질주하다가 아깝게 3위로 시즌을 마쳤다.
구단과 심각한 갈등을 극복하고 이룬 성과다. 서 감독은 지난 6월 구단이 감독의 동의 없이 의료진과 통역을 일방적으로 해고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서 감독은 선수의 영입과 이적 등 구단의 주요 의사 결정에서도 배제됐다. 서 감독은 이 부분에 불만을 품고 지난 7월 청두 수뇌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서 감독은 청두 수뇌부와 불화설이 잦아들면서 재계약이 유력했지만 최근 에이전시와 관련해 다시 한 번 갈등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두는 호물로를 비롯한 선수단의 주요 선수가 서 감독과 에이전시가 동일한 것에 불만을 제기했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했다.
서 감독이 최종적으로 청두를 떠날 경우 사령탑이 공석인 K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마침 K리그는 어느 때보다 새 얼굴에 대한 수요가 높다.
K리그1(1부)를 살펴본다면 올해 2관왕에 오른 전북 현대가 새 감독을 찾고 있다. 우루과이 출신의 거스 포옛 감독은 전북에서 뛰어난 지도력을 입증했지만 ‘인종차별’로 징계를 받은 마우리시오 타리코 코치와 함께 전북을 떠났다.
지난 3년간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던 울산 HD도 검증된 지도자가 절실하다. 올해 감독을 두 차례나 교체한 울산은 외국인 지도자까지 문을 열어놓은 상태다. 힘겹게 1부 잔류를 확정한 제주 SK 역시 새 감독을 찾고 있다.
서 감독이 2년 연속 1부 복귀에 실패한 K리그2(2부)의 수원 삼성에 부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서 감독은 과거 선수로, 감독으로 수원에서 활약했다. 중국에서 활약했던 또 다른 지도자의 수원행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서 감독이 내년 수원과 함께 1부로 돌아온다면 최고의 그림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